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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이전에 도덕과 상식 3
  • [칼럼]
  • 뉴스제공 : 사이버오로 / 손종수 2018-05-16 오후 12:33:00

방금 한국기원 운영위원회에서 만들었다는 윤리위원회의 구성과 배경을 듣고 기절할 뻔했다. 이 분들, 윤리란 용어의 뜻이나 제대로 알고 만든 건가? 혹시 내가 잘못 알아왔나? 그래서 ‘윤리’와 ‘법’이라는 말을 다시 들여다봤다.

윤리倫理- 사람으로서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

법法-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국가 및 공공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등.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국어사전의 정의定義다. 무슨 뜻이냐? 위에서 정의한 그대로 윤리위원회라는 명칭에 충실한 조직이라면 상정된 안건에 대하여 ‘사람으로서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를 따져 문제를 규명하고 의견을 내면 된다. 딱, 거기까지다. 무슨 법적 결정기구가 아니다. 그게 ‘윤리’라는 용어에 맞는 위원회의 역할이다.

그런데 전해들은 윤리위원회의 구성을 보니 출발부터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음을 알게 됐다. 놀라운 일은, 다음과 같은 관계자의 글에서 알게 된 윤리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진행절차다(발췌요약).

“임시 운영위원회에서 윤리위원회 발족을 결정했다. 운영위원 기사 전원을 포함한 운영위원의 결정이었다. 윤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나의 문제는 생각할 지점이 있으나 참석했던 운영위원들은 어떤 편파적인 생각도 없었고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이 상황을 풀어나감에 있어 법률가가 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다른 운영위원들도 동의하여 법률가가 윤리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

- 윤리위원회를 만들었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가 없겠다. 문제는 위원회의 행동방향이다. 도덕과 상식을 논해야 할 위원회에 현직 법률가를, 자문도 아닌 위원장으로 결정했다. 여기서 이 위원회의 성격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위원장의 영향력이 강할 수밖에 없는 위원회의 특성상 첫번째 단추를 잘못 꿴 거다.

“4월18일 윤리위원회 첫 회의가 있었는데 앞으로 윤리위원회는 어떤 절차로 진행될 것인가? 각자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규정짓는 자리였다. 윤리위원장은 검사이자 재판장의 역할을, 기사 윤리위원들은 영미식 배심원의 역할을 맡았고 한국기원 실무직원들은 조사과정을 돕는 실무위원이었다.”

- 검사가 재판장을 겸하고 윤리위원들이 배심원이다? 피고를 추궁하고 범죄를 밝혀내는 검사와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 할 재판장의 역할을 한 사람이 겸하도록 한다는 발상도 황당하지만 윤리위원들이 배심원이라니, 언제부터 한국기원이 임의로 만든 사조직이 사법권을 행사하게 됐단 말인가. 윤리위원이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를 따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 가해자와 피해자를 재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심각한 오류가 걸러지지 않고 진행되는 윤리위원회를 누가 신뢰하겠나?

“조사과정은 다음과 같다. 1. 협조 서약서, (수사 권한x) 소명자료를 받는다. 2. 받은 내용을 토대로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양측에 질의서를 보낸다. 3. 참고인 조사 및 면접을 갖는다. 종합한 자료(한번에 받는다. 편집 자료가 아님)를 받아 검토하고 의견을 결정한다.”

- 처음부터 끝까지 윤리는 없고 법률적 절차만 존재한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법이란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규범이다. 한국기원 임의조직이 할 수 없는 일이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불미스러운 성폭행 의혹사건이 왜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고 이렇게 지지부진한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런 윤리위원회가 피해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우려가 심각하다.

윤리위원회 일원이었던 박지연 프로가 윤리위원직을 사퇴하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 사퇴의 변에 대하여, 해명이라고 올린 관계자의 글(위의 발췌요약한 글)만 봐도 그간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위로의 말을 전하며 한국기원 집행부에 정중히 권한다.

피해자는 한국기원 집행부의 늑장대응으로 인한 2차 피해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어쩌면 피해자를 향한 사과와 위로로써 용서받을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점에서 가해자야말로 당신들의 오판과 부적절한 대처에 의해 골든타임을 놓친 최대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당신들은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문제해결의 어떤 의지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법 이전에, 도덕과 상식에 맞춰 첫단추를 다시 꿰는 용단을 내려주기 바랍니다.

○● 법 이전에 사람의 상식 ☜ 관련칼럼 보기
○● 법 이전에 사람의 상식 2 ☜ 관련칼럼 보기

(아래는 윤리위원이었던 박지연 5단이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윤리위원회 사퇴의 변과 그 글에 단 손근기 프로기사회장의 댓글이다. 본 칼럼과 관련된 내용이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한다.-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말씀 나누기도 부끄러운 요즘입니다..
저는 어제 윤리위원회를 그만뒀습니다. 사퇴서 전문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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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지연입니다.
저는 오늘부로 윤리위원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윤리위원회는 회의 멤버가 누구로 구성 되었는지 명단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한국기원은 지나치게 윤리위원회에 의존하고 있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2. 위원들은 진행 상황을 간략하게 보고받을 뿐 정확한 내용(양 측 자료 등)을 알지 못합니다. 양 측 담당 직원(윤리위원)이 자료를 받고 위원장의 수정 내용(양 측 의견이 충돌하는 곳에 대한 질의 등)을 다시 전달해 최종 자료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렇듯 위원 일부는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타 위원들은 공정성을 이유로 중간에 자료를 제공받지 못합니다.

3. 나머지 윤리위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의 당일에 최종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의사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는 윤리위원회가 공정하고 투명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사퇴하고자 합니다.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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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디아나 초단의 친구이며 디아가 얘기를 털어놓은 6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저는 디아에게 도움이 되고자 윤리위원을 결정했으며 그렇게 디아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윤리위원인 동안 공정성을 유지해야(하는척)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단 한 번도 두 사람이 동일선상에 있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디아나 초단은 피해자고 김성룡 9단은 가해자입니다.

한국기원은 모두가 납득 가능한 상식의 선에서 ‘윤리적’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합니다.
바둑팬 여러분 도와주세요.

<손근기 기사회장 댓글>
박지연 사범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오해가 확산될 수 있을 것 같아 적습니다.

임시 운영위원회에서 윤리위원회 만드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때 그 결정을 했던 것은 운영위원 기사 전원을 포함한 운영위원이었습니다. 윤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던 것인가? 의 문제는 생각할 지점이 있습니다.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던 운영위원들은 어떤 편파적인 생각도 없었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을 풀어나감에 있어 법률가가 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다른 운영위원들도 동의하여 법률가가 윤리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났습니다. 한국기원 이사 중 법률가는 3명입니다. 다른 분은 고사하신 걸로 알고 임무영 검사가 동의하여 윤리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개 이런일은 직을 맡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일 것일 것입니다. 현직 검사가 맡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급여를 받지 않으면 검찰규정상 문제 없다고 합니다.

4월18일 윤리 위원회 첫 회의가 있었는데 그 날의 그 자리는 앞으로 윤리위원회는 어떤 절차로 진행될 것인가? 그리고 각자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규정짓는 자리였습니다. 윤리위원장은 검사이자 재판장의 역할을 맡고 기사 윤리위원들은 영미식 배심원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한국기원 실무직원들은 조사과정을 돕는 실무위원이었고요.

조사과정은 이와 같습니다.
1. 협조 서약서, (수사 권한 ×) 소명자료를 받습니다.
2. 받은 내용을 토대로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양측에 질의서를 보냅니다.
3. 참고인 조사 및 면접을 갖습니다.
종합한 자료(한번에 받는다는 겁니다. 편집 자료가 아님)를 받아 검토하고 의견을 결정합니다.

의견에 반대하거나 다른의견을 냈던 윤리위원은 없었습니다.

그간 진행 경과를 보고 있으니 윤리위원 멤버가 공개를 원했던 분들이 계시는데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와 같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기자들에게 연락을 무수히 받았는데요. 윤리위원이 그 연락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운영위원이 윤리위원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추가로 여자기사 성명서가 나오고 박지은 사범님께선 윤리위원회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어 윤리위원회에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공석을 다른 여자기사로 채우기 위해 여기저기 말씀드렸지만 참여 의견을 주시는 분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간의 글들을 보면 윤리위원장을 포함한 기원의 실무자가 자료에 손을 써서 제공할까 하는 걱정들을 가진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있어선 안될 정말 심각한 문제일 겁니다. 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땐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어떤 이득도 없는 일을 위해 심각한 위험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추측을 근거로 최악의 그림을 만드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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